welcome @springfield
아르헨티나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저는 IMF 를 떠올렸어요.
경제가 매우 안좋은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요.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세가지!
축구, 탱고 그리고 고기!!!
고깃집이 아닙니닷.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평범한 주택 안에
벽돌로 지어져 굴뚝까지 있는
석쇠 구이로가 있습니다.
이것을 스페인어로
빠리샤/빠리야(Parrilla)라고 한답니다.
아르헨티나 곳곳에서
Parrilla 라고 쓰인 간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깃집이란 뜻이죠.
이렇게 집 마당에 빌트인(buit-in)인거 보면
요 빠리샤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아시겠죠? :D
이렇게 빠리샤에 고기를 굽는 것을
아사도(Asado) 라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여행필수 단어입니다 :D
영어로는 바베큐라고 하지요.
돼지고기 목살, 소고기 안심
초리조(생소시지), 닭고기도 있네요.
조리시간은 넉넉히 4시간이상 걸립니다.
불에 바로 굽는 것이 아니라
숯 열로 익히는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짜잔-!
맛있게 구워진 고기가 대령했습니다.
위에서부터 안심, 초리조, 목살이네요.
그런데 하나가 더 있습니다!
요녀석은 뭘까요?
너도 소시지니?
저는 열광하고 말았어요 +_+
이름하여 모르씨샤(Morcilla)!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몽골 등)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블러드소세지의 일종,
내장에 쌀, 선지, 향신료를 넣고 만든
남미식 순대였던 것입니다!
차이라면 채소없이 견과류가 들어간 점,
그리고 사알짝 달달하네요?
현지인 친구는 껍질을 발라서 먹더라고요.
제가 너무 잘 먹으니 다들 깜놀!
그치만 느끼해서 한개 이상은 무리였어요.
우리나라 순대 먹고 싶어요 ㅎㅎ
여기 아르헨티나의 또하나의 자부심,
말벡(Malbec)와인입니다.
말벡은 한 때 프랑스 보르도에서 많이 재배했으나
현재는 아르헨티나,
특히 멘도사(Mendoza)란 지방에서
집중 생산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와인 = 말벡
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
진한 잉크빛의 레드와인입니다.
타닌이 풍부하여 맛이 강하고 매콤^^하지요.
고기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칠레산 와인에 비해 못할 것이 없는데
수출의 한계, 홍보가 덜 되었다는 이유로
세상에 덜 알려졌다며
많이들 아쉬워 한답니다 :-)
맨 처음에 보셨던 석쇠 구이로의 민낯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온 가족이 모이면
주로 이렇게 아사도를 해먹는답니다!
아참, 중요한 사실!
아르헨티나에서 아사도는
99% 남성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기를 잘 굽는다는 것은
그들의 자부심이거든요 :D
오옷, 저기 꽈리를 틀고 있는 아르헨티나(남미)순대
모르씨샤가 보이시나요?
레몬이 모자처럼 올려진 것은
제가 사랑하는 모셰하(Molleja),
영어로는 스윗브레드(Sweetbread),
달콤한 빵? 아니고요 :D
바로 송아지췌장이랍니다!
한국식 부위명이 적나라해
조금 야만인이 된 기분이지만;
정말 맛있어요 ㅜㅜ
갓 익힌 간처럼 곱게 부서지면서도
쫀쫀하고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고,
거기에 고소한 기름이 자글자글해
대창의 곱이 연상되는 맛입니다!
▲요게 바로 그릴에 바짝 구운 모셰하입니다.
아래는 고기를 굽는 도구입니다.
어찌나 신주단지처럼 다루던지
본인 칼가방 애지중지하는
전문 요리사같았어요!
이건 초리빵(Chori Pan)이라고 해요.
초리조 소시지가 들어간 빵이지요.
빵은 스페인어로도 빵입니다 :-)
초리빵은 만들기도 간편하고
값이 저렴해서 간식으로 인기가 좋지요.
푸드트럭에서 손쉽게 파는 종목이랍니다.
짭짤하고 기름져서
맨 빵이랑 아주 잘 어울립니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참 맛있었어요.
소고기 안심도 다 익었는가 봅니다.
소중히 한땀한땀(?) 썰어줍니다.
저는 고기는 미디움레어나 레어를 선호합니다.
피가 보여도 상관없으니
육즙을 충분히 즐기고 싶거든요 :D
가장 안익은 부위라며
저에게 하사하셨습니다.
가만보니 다른 사람들은 잘 안먹는 ㅎㅎ
모르씨샤도 척척 갖다주십니다.
빠리샤에서 숯불 열로
장시간 익힌 고기의 특징은
식감이 정말정말 부드럽다는 것입니다.
과장을 좀 보태서
씹을 필요가 없어요 :-)
물론 너무 오래익히면
고기가 단단하고 푸석해지죠 ㅜㅜ
여긴 어디일까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심 한복판
아파트 옥상에 있는
입주민 공용 빠리샤입니다!
아주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라면
공용 빠리샤와 작은 야외풀을 갖추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고기와 빠리샤가 얼마나 중요한지
감이 오시지요? :D
역시 바베큐에 관심많은 남성분들 +_+
여성분들은 다이닝룸에서 이야기꽃을 ㅎㅎㅎ
하얗게 불태운 숯불 조각을 바닥에 깔고
고기를 익히고 있습니다.
여기도 제 사랑 모셰하가 있네요.
췌장은 질기거나 비릴 수가 있어서
보통 우유에 담가놓거나
식초물에 데친 뒤 조리하곤 하는데
바로 그릴에 굽다보니
저렇게 레몬을 씌워놓았습니다.
그 뒤 악어^^;같은 것은
아사도와 이름이 같아서
여행자분들이 많이 혼동하고 주문하시는
아사도, 소갈비부위입니다.
기름이 쭉쭉 빠집니다.
오늘 처음 등장한 아사도(부위)!
맛은 너무 좋았는데
기름이 많고 질겼어요 :D
정육점에서 고기를 따로 떼었어야 했는데
마트 냉장육 코너에서 사서 그렇다고
아사도 당번 친구가 내내 후회를 ㅜㅜ
아르헨티나에 아사도가 유명하다더라
하고 저도 처음와서 시킨게 이 부위였는데요.
유명한 아사도는 그릴에 구운 고기 통칭이고요,
오호데비페 Ojo de Bife (등심), Lomo(안심)가
보통 인기있는 고기 부위입니다.
물론 아사도(갈비)도 잘 구우면 맛있어요 :-)
이번엔 도심 밖의 주택입니다.
역시 붙박이 빠리샤가 있습니다 :D
명당을 차지하고 있군요.
숯이 활활 타고 있네요!
하얗게 타고나면 그릴 바닥에 깔겠지요?
그럼 고기구울 준비 완료!
오늘은 어떤 아사도를 먹게 될까요? +_+
바로바로 햄버거!! +_+
소 목심을 다진 고기에
소금후추로만 간한 초간단 햄버거였어요.
그리고 치즈 한장 올려
빵 사이에 넣어주면 끝!
이 날도 친구네와
친구 누나 남자친구네가 모여
아르헨티나 어머니의 날(El dia de Madre) 기념으로
20명이 모여 저녁식사를 했었지요.
이렇듯 가족모임에는
아사도를 즐겨 먹는답니다.
아르헨티나는 다른 요식업은 크게 발달하지 않았지만
고기사랑, 아사도부심 :D 이 대단합니다.
여행가실 일이 있으시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springfield & Fac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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