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파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 외식 다녔던 식당들 중 몇 곳은 아직도 그 자리에서 영업중인데, 며칠 전 다녀온 큰손집도 그 중 하나이다. 정확히 헤아릴 수 는 없지만 못해도 20년은 더 된 단골 순댓국집이다. 몸이 허할 때면 생각나는, 내 순댓국 입맛의 기준이 되어주는 곳. 어려서부터 큰손집 순대에 길들여진 나는 떡볶이집에서 썰어주는 당면순대를 순댓국에 넣어주는 집들을 만나면 화가 난다.
진한 순댓국에 빠질 수 없는 깍두기와 열무김치도 식당에서 직접 만들어 믿고 먹을 수 있다. 감칠맛 있으면서도 깔끔한 김치를 먹을만큼 덜어내 접시에 잘라두고 먹는다.
다진 청양고추와 다대기, 고추, 양파, 마늘, 새우젓, 쌈장이 먼저 식탁에 오른다. 순댓국집 하면 떠오르는 두툼한 통나무 좌탁에. 요즘 좌식이었다가 입식으로 테이블을 높이고 의자를 두는 음식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집은 바꿀 생각이 없나보다. 순댓국이 맛있으니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드디어 불에서 갓 내려온 보글보글한 뚝배기가 나왔다. 이 집 순대를 좋아해서 거의 순대만 넣어달라고 주문하는 편이다. 기본에는 순대와 함께 양질의 내장과 머릿고기가 한가득 나온다. 엄마는 기본 순댓국을 드시기 때문에 엄마 몫의 머릿고기를 조금 먹으면 족하다.
들깨를 두 스푼, 청양고추와 다대기 조금, 어떤 날은 생마늘을 넣고 조금 익혀서 먹는다.
순대 소에는 고기와 야채가 당면이 들어갔는데, 피는 섞지 않는 듯 뽀얀 색이다. 순대만으로 시켰더니 잡냄새 없이 꽉찬 고기만두같은 순대가 한가득~ 뜨거운 음식을 잘 못먹어서 식혀 먹느라고 사진처럼 국물과 분리시켜놓은 순대. 저 순대만 다 먹어도 배가 웬만큼 부르다.
엄마가 시킨 순댓국에서 슬쩍 집어온 내장과 고기.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쓰고, 손님이 꾸준히 들어 회전율도 좋아 믿고 먹을 수 있다.
밥도 한 공기 다 말아서 정신없이 흡입. 진한 돼지사골 육수에 간도 입맛에 딱 잘 맞는다. 엄마는 새우젓이나 깍두기 국물을 조금 넣으신다. 양이 꽤 많지만 멈출 수 없는 맛! 뚝배기를 기울여 마지막 한 방울까지......
미션 클리어!! 호랑이 기운이 불끈 솟는 것 같다.
가격정보는 위 사진과 같다. 30년 넘게 영업중이라는 정말 보물같은 맛집. 위치는 파주시청에서 가깝다.
맛집정보
큰손집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