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1시간 늦다.
컴컴한 새벽에 일어나 호텔식을 먹고
장가계를 오른다.
나무에서 떨어진 살얼음들이
발바닥에 서걱 거리고 무척 미끄럽다.
한국이라면 안전을 이유로 분명 출입이
통제 되었을텐데, 그런 거 없다.
눈이 정강이까지 쌓여도 등반했다고.
케이블카를 타고 한참 올라간다.
벼랑에 길을 내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을지.
안개와 구름이 순식간에 모였다 흩어진다.
유리잔도와 귀곡잔도를 걸을 땐 네발로 엉금엉금.
밑은 안볼란다.
어디서 아기가 자지러지게 운다.
돌아보니 중국 어디 먼 곳에서 여행 온 부부가
언뜻 보기에도 갓난장이 아기를 이불에
싸안고 그 높고 추운 곳에 올라왔다.
사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올라오는 부부가
한둘이 아니다.
아니, 왜?
그들도 큰 맘 먹고 여행 온 것이다.
장가계를 왔으면 보고 가야한다.
아기만 어디에 둔단 말인가.
호연지기도 기르고, 소원도 빌고.
단단히 무장했음에도 추웠다.
산이 높아 금방 어두워 지고.
천국의 문인가? 천개가 넘는다는 계단은
언감생심. 그냥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왔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절벽과
절벽을 빙 둘러 길을 낸 노력과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하산 에스컬레이터.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다.
오직 현실적인 것은 맛사지의 시원함과
꾸려온 팩 소주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