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학생들의 실습지 개척을 위해서 방문했던 곳에서 열정적인 조산사를 만났습니다. 바로 메디플라워 병원의 박지미 간호 부장님이십니다. 오늘 만남은 서로 이야기 나누고 싶어 이루어졌습니다. 만남 중에 나누었던 대한조산사협회 산하 서울시지부에서 일본의 공공기관 3곳과 조산원 3곳을 방문했던 내용을 기록합니다.
일본의 모자보건센터와 조산원 활동
탐방 기관: 한노시 영유아 복지센터, 히다카시 누꾸누꾸 종합복지센터, 히다카시 모자보건센터, 미도리 조산원, 사토마터니티 조산원, 바쓰아오바 조산원.
기관별 탐방 내용
- 한노시 영유아 복지센터에서는 핵가족화로 인한 조부모 역할을 국가에서 대신 해주며 아기들과 놀면서 발달 기능을 관찰하고 상담하는 역할을 합니다.
- 히타카시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모자보건센터를 운영합니다.
-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지역의 육아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시설로 지역복지의 중심적 역할을 합니다. 그 역할에는 임신기부터 육아기(1년 6개월)까지 지원하며 보건센터와 기능을 연결하여 끊어지지 않는 지원을 실시합니다.
- 모자보건센터는 고위험 임부를 조기에 파악하여 필요한 서비스 기관에 연결하여 지속적인 지원 등을 수행합니다. 모자보건센터의 서비스는 핀란드의 네오볼라정책을 배워서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시행하는 사업으로는 육아 가정 전 가정 방문 사업 - 출산 후부터 취학 전까지, 조산사, 보건사, 방문원 등이 출생한 아기 전원을 방문함-, 영유아 건강검사, 성인보건사업, 정신보건사업, 감염증 예방사업이 있습니다.
- 미도리 조산원, 사토마터니티 조산원, 바쓰아오바 조산원
- 미도리 조산원의 출산 건수는 한 달 2~3건입니다. 운영은 산후관리, 모유수유 관리를 위주로 합니다. 일본에서는 산전,산후 관리 비용을 국가에서 지급합니다.
- 바쓰아오바 조산원은 지역에 출산할 장소가 없어질 위기가 생기자 산모들이 캥거루회라는 모임을 조직하고 출산할 장소인 조산원을 만들면서 생긴 곳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아보건 사업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보건소 사업 -임산부, 영유아 건강사업- 산전관리비, 산후도우미 서비스,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출산지원비, 산후도우미가 있습니다. 일본의 모아정책사업에 비해서 의료인력의 전문성과 의료서비스 간의 연계성, 지원 사업의 지속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임부에 있어서 산전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유산의 경우 유전적 요인은 피할 수 없지만, 임신 전에 여성의 질병 치료, 건강한 생활양식, 임신 합병증 치료를 통하여 다음 임신 시 70~80%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심장질환 임부 등 많은 고위험 임부들에게는 어머니와 아이 모두가 안전한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맞춤형 산전관리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출산 후 관리 역시 중요합니다. 출산 직후에 출혈과 감염관리는 병원 또는 조산원에서 행해지므로 출산 직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됩니다. 그러나 입원 기간에 행해지는 산모를 위한 모유수유, 신생아 목욕법 등의 교육은 의존적 시기를 보내는 산모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퇴원 후 직접 요구되는 내용임에도 산모는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문제는 산모가 퇴원 후 독립적으로 산모가 어머니의 역할 수행을 할 때 자신감을 지닐 수 있도록 산모에게 필요한 간호를 제공하고 교육해야 하는데 이러한 산후관리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Rubin이 제시한 어머니 역할이론에 의하면 이러한 산후관리서비스의 부재는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가족의 붕괴까지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적극적인 임신과 출산관리는 국가적 문제인 저출산 해결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2017년 서울시 정책 의제로 나온 20가지 중 임산부와 관련된 내용은 다문화 출산 가정에 동일국적 산후도우미 방문 서비스 제공, 건강한 임신 · 출산을 위한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 운영, 산모 · 영유아 대상 방문 간호서비스 지원 확대, 모든 출산 가정에 찾아가는 산후조리서비스 제공, 모든 출산 가정에 출산 축하용품(마더박스) 지원으로, 출산 후 제공되는 서비스가 대다수입니다. 임신기 관리는 안전하게 출산까지 이어지게 하여 출산율을 높일 수 있으며, 건강한 산후관리는 다음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낮출 수 있습니다.
앞에서 기술한 일본의 모자보건센터와 조산원 활동의 내용을 보면 모자보건 관리가 임신기부터 시작되고, 고위험 임부 관리가 되며, 출산 후에는 조산원을 비롯한 보건인들이 직접 가정 방문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자보건서비스의 전문성, 연계성 그리고 지속성은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정착되지않은 반면 일본 지자체에서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모자보건센터와 조산원 탐방을 마친 한 조산사는 모자보건사업을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그 운영의 주체가 조산사일 때 임산부와 가족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확연한 차이가 났다고 이야기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임신과 출산을 관리하는 조산사들이 임산부 관리에서 안타까워하는 부분을 국가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퍼주기 식의 서비스'가 아닌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국민건강, 가족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임산부영유아 건강 정책이 필요하며, 조금만 더 생각하면 어렵지 않은 인력과 비용으로 가족과 사회,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