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똑
또 하나 똑
작은 대추다
대추나무는
추위를 많이 타는지
봄이 다 지나갈 무렵
거칠고 마른 나무에서
싹이 삐죽이 나온다
병원 대추나무는 참 크다
나이가 얼마나 되었을까
내 나이 정도일까
나무는 환우들
많은 애기를 들었다
곁에 와
아프고 억울해서
한 말들을
자기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로
고맙게 들었다
큰 덩치에
작은 열매지만
토종으로 귀한 몸이다
달고 맛있는
못난이 대추
가을이면 나무는
가진 대로 노력한대로
드러내놓는다
나 이런 과일이야
잘나지 못해도
당당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