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짝 한발짝
발걸음이 무겁다
지팡이에 의지해
걸음을 옮긴다
고맙다
지팡이
올해는 추석이
빨간 글씨가 많아서
병원도 조용하다
갈 사람은
많이들 갔나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
밖에 나가면
더 피곤하고 힘 든다며
말을 하지만
어쩐지 마음은 허전하다
방안에만 있음 답답하니
하루에 한번씩은
늘 비슷한 시간에
마주치는 그 사람
심심할 것 같아
말을 걸어본다
뭐하고 지내는지
병원에 있으면 매일
일요일 느낌이다
오늘은 화요일
내일은 수요일
중얼 중얼 머리에 새긴다
지팡이에 의지하며
바람 쏘이고 다시
병실에 가는 그 사람
혼자 긴 시간 지낸다
이제는 더 좋아질 수 없다해도
고통을 건너
편안해 졌을까
늙으신 어머니께 아직도
아프다는 걸 말씀 못드렸다고
말이 없다
병실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