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할머니다
할머니 싫어
자칭 왕언니
머리에 코스모스 꽂고
내 나이 숫자 74
병원 셔틀을 타고
청평 나들이 간다
맘 따스한 운전수 아저씨
예쁜 코스모스 하나
왕 언니 선물
자물쇠 없는 방에
오래 있다 보면
삶이 지루하고
왜 사는지
또 묻게 된다
병원을 나와
빙빙 다이소를 구경하고
물티슈를 산다
별것 아니지만
세상 구경이 즐겁다
세상 속으로 간다는 거
그 중심을 꿈꾸지만
언젠가는
주변에서 머물 수 밖에
없다
그 삶도 의미가
있어야 하지
힘들지만 그래야지
왕언니
80 까지 세상에서
사는 게 꿈이신데
젖 먹는 애기 떼어 놓은
어린 30대 엄마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
아기가 젖 먹을 때까지
별일 없겠지
왕언니 80
어린 엄마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