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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ne 27, 2017 9:24 AM
[사진]
[사진] 어차피 남는 건 사진뿐이란 말에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눌러댔는데 기억에 남아있는 건 그저 초록색은 산 푸른색은 바다 그곳의 바람이 어땠는지 색으로 표현하면 무언지 하나도 떠올릴 수가 없고 사진 속에는 어색한 웃음만 화면을 볼 시간에 눈에 더 담아둘걸 아룸다운 곳이었던 건 분명한데 그곳에서 느낀 감정을 모르겠다 사진 속의 나는 행복해보이나 정작 남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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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5, 2017 12:42 PM
[왕의 유언]
[왕의 유언] 백주대낮에 자리 깔고 앉아 몇 시간째 키보드만 쾅쾅 눈 밑에는 퀭한 그림자가 저러다 기절할까 염려되어 점심시간인데 뭐 드실래요? 배도 안 고픈지 묵묵부답 무안해져 조용히 자리로 갑자기 쾅 하고 열리는 문 웬 아줌마 씩씩거리면서 여기 우리 아들 있죠 순식간에 찾아내더니 귀를 잡고 질질 끌고 나와 테이블 위에 카드를 턱 얼떨결에 계산하고 주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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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5, 2017 5:58 AM
[동창]
[동창] 안 바쁘면 한 잔 하자 연락 한 번 없던 녀석이 뜬금없이 메시지를 했다 얼떨떨해 하면서도 챙겨 입고 나갔더니 얼굴 보자마자 하는 말이 사는 게 왜 이리 힘드냐 다짜고짜 눈물부터 쏟아낸다 그렇게 혼자 실컷 울어대더니 눈물을 훔치고는 대뜸 미안하다며 그냥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네가 내 비밀 다 지켜줬잖아 속 얘기 할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한다 그나저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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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4, 2017 11:32 AM
[정]
[정] 이름 모를 할아버지 오늘 점심 메뉴는 컵라면 한 그릇 열어보려 애쓰다 젊은이 이거 좀 해줘 받아서 뜯고 있는데 멋쩍은 웃음 지으며 늙은이라 미안하구만 순간 이유 모를 울컥함에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면서 이게 좀 어렵죠 뜯어서 드리니 주섬주섬 받아 들면서도 미안해요 늙어서 잘 몰라 뭐가 그리 미안한지 연신 사과만 하신다 이만 가보겠다 인사하는데 발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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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4, 2017 8:13 AM
[쿠키]
[쿠키] 딱히 배고픈 건 아닌데 어딘가 입이 심심할 때 치명적인 달달함으로 모든 걸 잊고 싶을 때 나를 위로해주는 유일한 나의 벗 바삭 하는 소리에 집중하느라 쓸데없는 고민은 던져버리고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에 사르르 기분까지 녹아버리는 그리고 한참 음미한 끝에 천천히 깨닫기 시작하겠지 사실 심심했던 건 입이 아니라 공허하게 텅텅 빈 마음이었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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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23, 2017 11:53 AM
[생화]
[생화] 뭐 이리 손이 많이 가는지 아주 매일이 죽을 맛이다 가지라고 주기에 받기는 했는데 이 놈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물을 좀만 적게 줘도 성을 내고 햇빛이 없으면 푹 시들어버린다 무슨 애완동물 키우는 것도 아닌데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원인 제공자 너 그거 도로 가져가라 씩씩대며 고함을 치니 아, 글쎄 이 녀석 정곡을 찔러버리네 고작 꽃 하나도 못 다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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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22, 2017 1:55 PM
[정리]
[정리] 김치찌개를 좋아하고 노란 과일은 싫어한다 더위보다 추위를 타지만 여름옷에 더 신경을 쓴다 비가 오는 건 싫어하지만 빗소리를 듣는 건 좋아한다 참 상세하게도 적어놨더라고 나도 나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데 이미 나는 오래전부터 나보다 네가 먼저였나 그 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아 이렇게 비참한 결말이 될 줄 이럴 줄 알았더라면 시작도 안 했을 텐데 빼곡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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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22, 2017 8:51 AM
[축가]
#[축가] 가만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어째 신부의 표정이 심상찮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주마등이라도 스쳐간 건지 고개를 숙인 채 부르르 떨며 애꿎은 입술을 깨물고 아등바등 울음을 참는다 저러다 뛰쳐나가는 건 아닌지 걱정돼 시선을 떼지 못하는데 엄마와 눈이 마주친 순간 결국 폭포처럼 쏟아버린다 식장은 눈물바다가 되고 난 어떻게 하나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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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ne 21, 2017 3:08 PM
[투명인간]
[투명인간] 아무렇지 않게 나를 스쳐가고 눈앞에 서성이는 데도 암흑인 듯 보지 못한다 한 번만 돌아보면 될 것 같은데 너는 끝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아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지 단 한 번이라도 물어봐주었으면 왜 항상 네가 있는 곳에 반드시 내가 있는 거냐고 그러면 그제야 아, 날 보는구나 안심할 수라도 있을 텐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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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ne 21, 2017 8:49 AM
[편견]
[편견] 매일 똑같은 지하철이 지루해 사람 구경이나 하고 있는데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 잘못 부딪히면 욕을 퍼붓겠네 어르신 앞에 앉아 졸고 있는 학생 어쩜 저렇게 버릇도 개념도 없을까 그렇게 이러저러한 생각하며 할 일 없이 시간 때우는데 덜컹 소리와 함께 정차하는 지하철 무심코 돌아보니 무서운 표정 짓던 아저씨 밝은 웃음으로 통화하며 그래 우리 딸 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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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ne 20, 2017 2:25 PM
[행복의 값]
[행복의 값] 아 제발 이제 그만 좀 하자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행복에 값을 매기고 있었다 밥을 먹어서 행복해지다가도 근데 이 돈이면 원피스 한 벌을 즐겁게 여행 준비를 하다 말고 근데 이 경비면 신발이 한 켤레 자꾸만 나도 모르게 어쩌면을 늘어놓으며 이게 아니라 이걸 샀으면 더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지금 난 충분히 즐거운데도 이 돈으로 다른 걸 했다면 끝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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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ne 20, 2017 8:48 AM
[근황]
[근황] 덥수룩한 머리에 꾀죄죄한 차림새 지저분한 코흘리개에 가진 건 목청뿐이라 나는 콜럼버스가 될 거야 여기저기 떠벌리던 친구 오늘따라 유독 생각나 어찌 사나 살펴보는데 뭐 이리 딴 나라 사진이 가득한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웃고 있네 허허 별일이네 하다 다시 옛 생각이 나고 콜럼버스는 아무나 되니 손가락질하며 비웃던 친구 얘는 또 어찌 사나 보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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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9, 2017 1:52 PM
[환상]
[환상] 너무 아름다워서 꿈인 줄 알았다 날 보며 웃기에 거짓이구나 했다 보잘 것 없는 내가 뭐가 그리 소중한지 그칠 줄 모르는 울음에 온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어차피 흘러가버릴 걸 이미 알고 시작했지만 이렇게 물결이 거셀 줄은 미처 알지 못하고 끝나서 나는 멈출 길 없이 휩쓸리고 휩쓸리고 이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하염없이 그 이름을 부르다 목이 쉬어 말이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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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9, 2017 8:24 AM
[기적마차]
[기적마차] 삶의 짐이 버거운 이들 모두 오라 기적마차로 밤거리를 내달리면서 사랑하는 이를 만났던 아름다움 꿈을 꾸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리라 덜컹대는 마차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서로서로 살을 맞대면 그제야 깨닫게 되리라 쉴 틈 없이 덜컹거렸던 그 순간도 삶이란 것을 삶에 꽃을 피울 사람들 모두 오라 기적마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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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18, 2017 2:13 PM
[영웅]
[영웅] 아마 다섯 살 즈음이었나 지붕에서 놀다 발을 헛디뎌 스르륵 미끄러졌는데 하나도 안 아픈 거야 눈을 살포시 떠보니 벌러덩 바닥에 누워 나를 받친 채 씨익 웃는데 후두둑 아랫니가 바닥으로 우수수 그 때 생긴 가짜 이빨 매일 아침 소중하게 오늘은 잘 있나 거울로 확인하고 괜히 미안해져서 가만히 쳐다보니 내가 이빨은 가짜일지 몰라도 너를 사랑하는 맘은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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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18, 2017 8:44 AM
[영재]
[영재] 건반만 눌렀는데 베토벤이 되었다 물감을 흘렸는데 피카소가 되었다 친구들과 멀어지고 시간이 늘 부족했다 부모님의 얼굴이 낯설어지고 학원선생님이 더 익숙해졌다 교복을 입게 되었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집에 좀 더 늦게 가고 친구들과는 여전하다 갑자기 상담선생님이 불렀다 심리검사 결과가 이상하다나 넌 뭘 하고 싶니 선생님이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다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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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17, 2017 2:45 PM
[초]
[초] 불 켜지 마 그냥 놔둬 오늘은 왠지 모르게 어둠에만 있고 싶어 슬픔에 빠진 얼굴은 못나기 그지없어서 이 깜깜한 밤 속에 숨어서 조금만 울래 너는 미소가 잘 어울리니 이런 슬픈 표정은 배우지마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 없이 흐느끼는데 불쑥 느껴진 따스한 온기 천천히 고개를 들자 초를 들고 나를 본다 넌 그 고운 미소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냥, 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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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17, 2017 9:44 AM
[야식]
[야식] 밤이 깊었는데 어딘가 허하다 허기가 져서인지 마음이 허한 건지 냉장고를 뒤져보니 버려진 음식이 가득 어제 먹다 남은 김치찌개를 꺼내 데우지도 않고 고기만 골라먹는데 요란한 진동과 함께 메시지가 도착했다 조심스럽게 지금 자니 난 허겁지겁 젓가락을 내려놓고 찌개를 다시 넣고 방에 들어갔다 왜인지 모르게 배가 불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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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6, 2017 2:59 PM
[소실점]
[소실점] 길가에 핀 꽃도 우뚝 선 나무도 모두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곳만을 향하지 어디에 있든지 시작은 똑같아 그들의 모든 움직임은 모두 그의 손 안에서 질서 없어 보이지만 숨은 규칙이 있다고 그들은 그의 안에서 작품으로 탄생하지 그의 눈에 띄는 순간 너도 저항할 새 없이 그림 속에 갇혀버린 채로 억압된 자유를 누릴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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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6, 2017 7:32 AM
[연가]
[연가] 굵은 비가 와서 옷가지가 젖어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웃어넘길 수 있게 됐소 소문이 무성하던 음식점이 소문만 무성하던 곳이어도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고 감사히 음미하게 되었소 끝 모르게 내리는 비를 보고 즐거워하며 새로 산 우산을 쓸 수 있어서 좋다 하던 너무 좁아 발 디딜 곳조차 없는 가게에서 밑반찬을 가져다 먹기 편하다며 좋아하던 당신의 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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