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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고 쓰고 싶은 사람 / 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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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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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y 27, 2018 6:03 AM
무엇이든 쓰고 싶다
글로만 접하던 누군가를 직접 만나면, 이상하게도 그 사람과 오래 알고 지낸 것 같은 느낌이다. 쓴 글들이 모여 그 사람을 구성하는 것 같다는 느낌. 실은 그 반대일 테지만 말이다. 김중혁 작가는 글뿐만 아니라 여러 방송에서 접하며 평소 친근하다고 느끼던 작가다. 토크 콘서트에 간 적이 있고, 며칠 전에는 창의력, 창작을 주제로 하는 특강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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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y 22, 2018 12:35 PM
오늘은 휴관입니다
책 사서 읽으세요? 종종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확고하게, 책을 대부분 사서 읽는다고 답한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자주 만나지 않는 옛 직장 동료다. 그는, 책은 사서 읽어야 내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즈음부터였나, 책을 사 보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주로 도서관에서 또는 주위 사람들에게 곧잘 빌려 읽었다. 읽고 나서 정말 좋은 책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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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y 20, 2018 1:22 PM
금요일 서점에서
지난 금요일, 비가 내리기 전까지 붕 떠 있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줬다는 이유만으로 울고 싶을 만큼 마음이 따뜻해졌었다. 그 때문에 해야 할 일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멍하니 있다가 동네 서점으로 향했다. 마침 지갑 속에 문화상품권 몇 장이 있어 무작정 책을 사고 싶었다. 문학 코너에서 책 몇 권을 골랐다. 읽고 싶었던 소설, 읽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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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y 15, 2018 1:27 PM
스승의 날, 두 가지 생각
올해 들어 꾸준히 하고 있는 단 한 가지 일은 요가다. 무엇 하나 끈질기게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변덕스럽고 의지박약인 내가 웬일인지 요가만은 계속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스팀잇에 매일 글을 쓰겠단 다짐도 며칠 지키지 못했고, 도러시아 브랜디의 <작가 수업>을 읽고 나서 한 다짐, 일찍 일어나 글 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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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y 10, 2018 1:08 PM
할아버지의 정원
어버이날이라고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 하나를 들고 할아버지 댁에 갔다. 맛있는 거 드시러 가자는 아빠의 말에 할아버지는, 근처 사는 할머니를 데리고 가고 싶다 하셨다.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와 잘 지내시는 분인 것 같았다. 귓불이 늘어질 정도로 큰 귀걸이를 하고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할머니는 올해 아흔다섯이었다. 할아버지가 누님이라 하며 좋아하는 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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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23, 2018 7:49 AM
말 곧 마음
1. 광주로 가는 기차에서 금요일 아침 광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저녁이 지나 다시 돌아오는 기차를 예매해 두고. 가방 안에 넣어 간 책은 이태준의 <문장강화>다. 범우사에서 1999년 3쇄로 찍은 문고본이다. 책등과 책등에서 가까운 부분은 아주 옅은 미색으로 바랬지만, 앞표지 오른쪽 부분, 뒤표지 왼쪽 부분에 샛노란 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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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17, 2018 8:08 AM
기록하고 싶은 마음
내게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 들여다보고 싶어 한가득 손에 쥐려 하면 고운 모래알들처럼 느낄 겨를도 없이 빠져나가고 만다. 모래시계를 떠올려 본다. 가운데 부분이 잘록하게 얇아졌다 다시 넓어지는 원통형 유리 안에 노랑의 반짝이는 모래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의 모양이다. 요즘 따라 시간이 전에는 짐작할 수도 없었던 빠르기로 나를 스쳐 지나간다. 엊그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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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4, 2018 9:59 AM
오늘의 불평과 다짐
커피 맥주 초콜릿 좋아하는 것들. 언제부터 내가 커피 맛을 알게 된 걸까. 밤늦게까지 공부한답시고 독서실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아 마셨을 때부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코코팜이나 마운틴듀, 큰집식혜 같은 걸 더 자주 마셨으니까. 그렇다면 엄마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히 내 것도 커피 2, 설탕 2, 프림 3 정도로 타 마실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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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27, 2018 8:24 AM
오늘의 소비
다니던 직장을 호기롭게 그만두고 ‘느리게’ 읽고 쓰고자 했던 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닌데, 또 예전과 같은 바쁘고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단기간에 몰아붙여야 하는 일이어서(내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꼼짝없이 컴퓨터 앞에 종일 앉아서 지낸다. 아르바이트 제안이 왔을 때, 그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어렴풋이 알면서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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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7, 2018 6:59 AM
지금껏 몰랐던, 동사의 맛
글을 잘 써보겠다고 발버둥 칠 때마다 내 발목을 잡는 것은 어휘력이다. 쓰면 쓸수록 어휘력의 한계를 느낀다. 내가 지닌 낱말 그릇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처음 느꼈을 때는, 읽기 쉬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자위했다. 그러다 점점, 적절하면서도 풍부한 어휘로 쓴 글이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을 남긴다는 걸 알게 됐다. 글을 읽을 때 뜻을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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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26, 2018 4:42 PM
꽃과 함께 생일이 온다
1 꽃과 함께 생일이 온다 한 전시공간에 다녀왔다. 전시는 그냥 빙 둘러보다시피 했고 그보다 긴 시간 방명록을 펼쳐보았다. 방명록에는 많은 이름과 함께 짧은 글이 쓰여 있기도 했다. 그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한 문장이 있었는데 글씨체로 봐선 어린아이가 쓴 것 같았다. 꽃과 함께 생일이 온다 정확히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아이가 써 놓은 대로 가만히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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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19, 2018 1:00 PM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아빠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 정말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내가 막 부모님 집에서 독립을 했을 때니 2년 전쯤이었을 것이다. 아빠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의 표지를 사진으로 찍어 카톡 프로필로 해 두었다. 뜨끔, 했다. 내 방(독립을 한 이후에도 내 방은 내 방으로 남았고 나는 일주일에 한두 밤은 그곳에서 보낸다) 책꽂이 한쪽에 꽂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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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14, 2018 2:43 PM
작가 수업, 일어나 노트북 앞에 앉는다
새해를 시작하며 한 다짐 중 가장 크고 막연한 목표는 많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되는 거였다. 그리고 그 큰 다짐 중 작은 다짐에는 스팀잇에서 글 읽고 쓰기가 있었다. 스팀잇이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고 이곳에서 나름대로 배우고 단련할 수 있을 것 같아 매일 빼먹지 않고 글을 써 보기로 했다. 그러고 당연히 금세 글은 매일 쓰지 않게 되었으며 열흘쯤 전부터는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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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February 3, 2018 3:18 PM
미 투
언젠가 일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만났었다. 나는 눈치껏 대표들이나 회사 중역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앉았다. 나와 나잇대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듯 보이는 여자들은 이미 자기소개 같은 걸 끝냈는지, 소곤소곤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가만 들어 보니 자신들이 경험한 성추행 피해가 이야기의 주제였다. 그들은 버스에서,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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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2, 2018 3:18 AM
짧은 여행의 기록
짧은 여행을 했다.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면서 바람을 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막상 집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었다. 그러다 조치원에서 김연수 작가의 강연이 열린다는 게시글을 봤고 그리 끌리지도 않았으면서 무작정 기차표를 예매했다. 오기와도 같은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제, 강연 시간에 임박해 조치원에 떨어지는 기차를 탔다. 조치원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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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30, 2018 3:05 AM
내가 있다는 느낌
어려서부터, 넌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냐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소릴 수도 없이 들어 왔다. 사람들은 자신감을 가지란 말을 교묘하게 바꿔 말하곤 했다. 그건, 어깨를 펴고 다녀라, 땅을 보고 걷지 마라, 같은 말이었다. 나는 그런 말들이 싫었다. 자신감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그게 없다는 말이 왠지 나를 주눅 들게 했다. 세상 사람을 자신감이 있는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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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27, 2018 12:42 PM
나의 환전담
나는 지금 DJ. DOC의 나의 성공담이란 노랠 떠올리고 있다. 그땐 디제이 덕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디제이 덕은 디제이 디오씨가 되어 있었다. 나의 성공담이 수록된 디제이 덕 3집은 내가 처음으로 가져 본 음반이었다. 내가 디제이 덕을 좋아하는 걸 알았던 아빠가 어느 날 선물처럼 테이프를 사 오셨다. 그때만 해도 어리기도 했고 음반이란 게 어떤 개념인지 잘 몰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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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anuary 26, 2018 4:11 PM
내가 끌어안았던 2학년
사무실에 손님이 찾아 왔었다. 아들과 함께 만두가 가득 든 봉지를 들고서. 아이는 한 대여섯 살이나 되었을까. 어찌나 귀엽던지, 회사 기념품 같은 걸 잔뜩 챙겨 주었다. 그리고 손님이 다른 구성원과 이야기 나눌 동안 나는 아이를 끌어안았다가 머릴 쓰다듬었다 하면서 이것저것 물었다. 아이는 2학년이라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놀라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이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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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25, 2018 3:07 PM
토끼풀 반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담하고도 포근한 강이 흐른다. 강이 아니라 내라고 해야 할까. 냇가로 길게 풀숲이 이어지고 또 그를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2014년 처음 그곳을 걸어 봤다. 운전하면서 자주 지나다녔는데 냇가를 따라 걸을 수도 있다는 걸 2014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그해 만나 지금까지 내 옆에 있는 남자친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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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23, 2018 12:56 PM
유리병 편지를 생각하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종종 타로점을 본다. 내가 고른 타로카드 몇 장으로 가까운 미래를 점친다든가,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든가 하는 것들 사실 믿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주 가끔 어디에도 마음 둘 데 없을 때 애정, 궁합, 진로, 직업, 결혼, 이사, 등 인생의 대소사를 한데 모아 놓은 듯한 타로점 집의 간판에 눈길이 가곤 한다. 인생의 중요한 지점들, 거기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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